[발아완료] 비파, 아보카도
올 6월말에, 아시는 분과 함께 야외에서 양치식물 관련 수업을 들으려고
그분 사시는 아파트로 갔는데 이게 웬 떡이냐
화단에 비파가 있는데 일반 비파가 아니라 열매가 크게 맺히는 비파였던 것
마침 열매가 익어서 바닥에 떨어져있는게 딱 하나 있는 것이다.
바로 씨앗 3개 줍줍해서 휴지에 감싸뒀다가 나중에 집에 가져와서
비파는 바로 심어야지 발아율이 높다고 하기에 낑깡 옆에 심어두었다.
근데...보통 3주~한달이면 나온다는데 깜깜 무소식이길래
아 글러먹었나보군 하고 포기하고 있었다가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까먹고 살았다가 여유를 되찾은 지난주말...
금귤나무 뒤쪽에서 이상하게 올라오는 친구들을 찾은 것이다.
아무리봐도 금귤은 아닌데 하다가 내가 여기에다 비파를 심었었는데!? 하고 떠올렸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보니 저 부숭부숭한 털이며, 찢어지며 지저분하게 자라는 잎이며
이것은 비파가 확실한 거시애오
이 친구도 똑같이 자라는걸 보아하니 비파가 확실한 것이다.
매우 씬남...!
회사에다 심은 비파는 일반종에 나무가 엄청 크게 자라서 더이상 내가 손댈 수가 없는데
이 친구들은 일단 대형종의 씨앗이니만큼 큰 비파 열매가 날 가능성이 높음.
씨앗 3개 중 2개 발아 성공!
그리고 비파를 발견한 그 주 주말... 나는 또 다른 발견을 해버렸다.
마트에서 사온, 과육은 무르지도 않아서
전자렌지에 빡빡 돌려서 과카몰리 만들어먹고
물에 일주일을 불렸으나 반으로 뽀갈도 안나길래
밖에 화단에 던져놓았던 아보카도 씨앗이...
발아한 것을...
한 주 동안 오전 존나게 덥고 습함 - 오후 2~3시부터 기본 서너시간 비옴
흡사 열대 스콜같은 기후 속에서 오 여기가 열대인가? 하며 쩍 갈라지며 알아서 발아해버림
국내에서 제일 유명한 드루이드 아저씨가 마침 아보카도 키우는 방법을 블로그에 올려두셨기에
그걸 바탕으로 긴 화분으로 옮겨주기로 했다.
그와중에 18일에서 24일까지 6일 지났다고 줄기 쭉 올라온거 실화냐고
막던져놨더니 똑바로 크진 못햇는데 그래도 이정도면 익스큐즈자나여
5센치정도 남기고 자르면 된다하시기에 더 짧게 자를까 하다가
그래도...조금 더 길게 자르자 싶어 저렇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잘라냈다.
그리고 남은 공간을 용납할 수 없는 우리 엄마는
암담초로 추정되는 자연발아한 친구들을 옆에 마구 붙여주셨다
+)
회사에 뿌려놓은 씨앗들 중 청경채는 새싹이 너무 많이나서
솎아내서 새싹채소로 먹고 나머지를 놔뒀더니 크지도 못하고 다 녹았고
바질은 발아도 안했으며, 아티초크와 우엉은 자라다가 녹아버렸고
현재 풍선초 하나만 자라고 있다... 밭이 아니라 자연이다 이거지ㅠㅠ
근데 풍선초 하나라도 씨앗만 나중에 수확할 수 있으면 이득이니 괜찮아
야생화는 자연이 키우는 거니 자연에게 맡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