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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부림] Cie 본문

[먹부림] Cie

HI_NA 2023. 5. 26. 11:02

먹는 걸 좋아하지만, 미식가라 하기엔 그냥 세상 모든게 어지간해선 다 맛있다 느끼는 나의 예민하지 못한 미각으로도

여긴 꽤 특별했다고 느낀 가게라서 기록 남겨봄

23년 5월 4일 디너로 예약해서 다녀왔다

 

목포 맛집이라곤 항상 엄빠 따라 노포만 다닌 나는 최근에 친해진 일행과 다양한 목포의 음식점을 도장깨기하고 있는데

이런식으로 새로 생긴 가게들도 맛있는 집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전 지식 : 서울에서 유명했던 셰프분이 고향이 목포로 내려와서 오픈한 곳 / 최근 셰프님의 외할머니댁 공사를 하다 나온 서까래를 조명으로 바꿔서 설치했음 (내 눈으로 직접 그 서까래조명 보고 왔음)

 

테이블마다 장미꽃 한송이씩 놓여있다

시원한 물에 두어야 꽃이 형태유지를 잘 한다는 걸 알고 있는 듯

화병에 물 맺힌거 보니 얼음 몇개 넣어둬서 표면에 방울방울 맺힌거같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에서 서비스의 차이가 난다고 어디서 줏어들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처음이에요 꺄아 

저 동그란거 버터겠지? 버터겠지? 했는데 진짜 버터였고

일행도 술 못마셔요 나도 술 못마셔요

와인은 꿈도 못꾸고 제로콜라 시켜서 마셨다

음식에 술과 페어링이 사실 꽤 중요하단걸 알지만 내가 알쓰인걸 어짜것수

 

전복, 고구마 / 아귀간, 무화과 / 한우, 낙지

 

어디서 줏어들은 거 : 이걸 아뮈즈 부슈, 아뮤즈 부쉬라 한다고 들음

한입에 먹을 수 있는 단일메뉴 그 중 첫번째로 전복,고구마를 먹었다.

감싸고 있는 겉면이 과자처럼 파스스 바삭하게 깨지고

까만 쿠키크런치도 같이 바삭한 식감을 책임진다.

아마 크런치 밑에 하얀게 고구마를 으깨서 무스처럼 만든것에 다양한 소스를 섞었겠지?

그 속에 작은 사이즈로 썰어진 전복이 씹히는데 단짠단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귀간, 무화과

수빙수 유튜브 보면 아귀간이 굉장히 고급음식이라고 들었는데 아귀라곤 그저 아귀찜과 콩나물만 먹은 나에게 정말 신선했던 아귀간.. 의외로 아귀간 자체는 크게 맛이 느껴지진 않았다. 무화과는 조금 더 들어갔어도 괜찮지 않았으려나~

저 겉에 있던거 크림치즈? 여튼 그런거같았음.

 

한우, 낙지

와 이게 진짜 맛있어서 이건 찐 하나 더 먹고싶었다

하얀 소스에 아마 낙지탕탕이 모티브 느낌으로 한우육회와 낙지를 버무리고 그 위에 치즈를 갈아 얹은 것 같은데

이게 진짜 입 안에서 밸런스가 너무 완벽했음

 

새우, 카모마일

색깔만 봐도 향이 초록초록하고 상큼한 느낌인데 아보카도가 있어서 또 부드러움도 같이 느낄 수 있다

일행이 풀떼기 맛 난다고 초딩입맛 팍팍 티내줌ㅋㅋㅋㅋㅋ

 

민어의 도시 목포에서 민어요리가 빠질 수 읍따

사실 우리 가족도 그렇고 나도 민어에서 맛을 기대하는 편이 아닌지라 민어는 음 그냥 보양식이지 이랬음

 

특이하게 된장 베이스를 섞어서 저렇게 모양을 잡아줬다

와 지금보니 저거 캐비어네..? 나 내 생애 첫 캐비어를 이렇게 먹었구나..? 기억도 안남;;

아 그럼 약간 짭조름한게 캐비어에서 난 맛이었을라나

근데 저거 된장베이스가 진짜 매력적이고 맛있어서 지금도 좀 기억에 남음.

 

옆에 있던 안 버무려진 민어는 꽤 커보여서 처음에는 한겹만 분리해서 먼저 먹을랬는데

안에 또 이것저것 들어가 있어서, 아 이거는 이대로 한입에 먹으라고 이렇게 줬구나 해서 한입에 먹음

민어는 역시 부드러워서 금방 입안에서 녹긴 하더라

 

민어 핫도그

말은 이렇게 하지만 저게 겉부분에 금  간것처럼 쫄깃하기보단 베어물기 좋게 잘 부서짐

위에 소스가 의외로 매콤했는데, 처음에는 좀 따로노는 맛인가 싶었는데

안에 하얗게 뭔가 많이 섞인 크림? 소스? 그런게 있어서 왜 매콤한거 얹었는지 납득함

 

관자

인데 이제 자완무시라고 하는 그 일식 계란찜? 그리고 대파거품이랬던가?

그리고 어려운말로 수프 쉬운말로 국물이라고 하는 게 있었음 

저는 계란광공 입장으로 계란요리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이건 진짜 남길수가 없었다

한달전에 관자 들어간 피자를 시켰다가 관자에서 해산물믹스 오징어 반죽맛 느끼고 실망했었는데

아 이게 리얼 관자구나 하며 맛있게 먹었음

 

버터 저거 남김없이 다 발랐더니 따뜻한 빵이라 윗부분이 흥건하게 기름에 젖음ㅋㅋ

남아있던 국물은 빵에 모조리 흡수시켜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의 생선 농어와 시금치(섬초)

제가 좋아하는 생선이 딱 두개 있는데요, 하나는 숭어고 하나는 농어입니다.

숭어는 회를 좋아하고 농어는 익힌걸 좋아하는데 농어 익힌게 나와서 좋았는데

야 이게 진짜 뜻밖의 내 뒤통수를 친거는 저 시금치가 발사믹소스같이 새콤한거에 약하게 볶아져서 나왔나벼

저게 진짜 농어랑 기가막히게 잘어울림;; 

시금치 한장 빼서 그 위에 농어살 조각낸거 감싸서 먹으면 천국임

근데 이 요리의 유일한 단점은 농어 껍질이 질겨서 나이프로 잘 안잘렸다는 점ㅠㅠ

 

나왔다 메인디쉬이자 같이 간 일행이 본인 인생 최고의 스테이크로 손꼽은 

3만원 추가가 전혀 아깝지 않았던 녹색한우 스테이크

 

내가 녹색한우 사서 아무리 열심히 구워도 저 맛 안나겠지? 하면서 

일행과 나 둘 다 한 조각 먹고 감탄하고 또 한 조각 먹고 탄식하면서 다 먹은 스테이크

녹색한우는 전남권 한우 브랜드이고 목포 사람인 저는 광고로 많이 들었지만 딱 그정도였는데여

사실 이거먹고나서 요새 좀 솔깃해하는중...

 

유튜버한테 협찬해주는 최상등급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하얀 마블링이 적당히 열을 받아서 약간 반투명해진 단면

겉은 아주 적당한 마이야르인데 반해서

스테이크 굽기 레어에 환장하는 나에게 핏물도 안빠진 레어가 아니라,

레스팅 제대로 된 핑크빛 속살을 가진 고기가 사실 최상의 맛이라는 걸 알려준 스테이크 되시겠다.

 

일행이 나보고 이 스테이크 먹으러 여기 다시한번 꼭 오자고 그랬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에 먹은 음식들도 사실 여기만의 독자적인 메뉴라서 맛있게 잘 먹었으나

이게 넘사벽으로 너무 맛있었다고

 

오히려 저 곁들여진 비트랑 양파 퓨레는 느끼함은 잡아줄지언정

내 취향은 아니었던지라 잘 어울리는지는 모르겠단 느낌이었고

고기랑 퓨레 사이에 있던 저게 된장향 났던걸로 기억하는데 

 

유자 소르베 밑에는 백향과

사실 제가 백향과 생과를 처음 먹었다가 한번 크게 탈이 났었고

그 이후에도 백향과 에이드 마셨다가 속에서 또 한번 탈 났어서 백향과 피하는 편인뎁셔

얘는 이제 어쩔 수 없이 유자소르베 먹으면서 같이 먹었는데 아무일도 안일어나서 다행이었다

아니 근데 저거 팝핑캔디가 섞여있어서 내가 안먹을수가 없었어ㅠㅠ

위장 컨디션 타는 음식인데 먹었던 날이 잘 받아주는 날이라 다행이었던 걸로

 

저 위에 얹어진 거 초콜렛인줄 알았는데 약간 특이한 질감을 가진 일종의 과자였다.

 

일행이 진짜 옥수수인줄 알고 속았던ㅋㅋㅋ

저거 옥수수 겉부분도 그냥 부드럽게 녹을 줄 알았는데 약간 쫄깃한 식감이 나서 놀랐다.

근데 옥수수 아이스크림은, 그 시중에 팔던 옥수수 아이스크림 생각이 쪼끔 났음ㅋㅋㅋ

앞에서 새콤한 걸 먹은 후라서, 얘가 또 고소하게 입 안을 정리해주니까 좋았음

 

따뜻한 우롱차

컵이 너무 예뻐서 뒤집어보니 보헤미아라고 적혀있었던 거 같은데

로모노소프 웨지우드밖에 모르는 쪼렙은 물 건너 온 새로운 컵을 기억하겠다

 

프티푸르 레알 쁘띠하게 쪼꾸맣고 귀여움ㅋㅋㅋㅋㅋㅋㅋ

간에 기별도 안가는 초코 마카롱

근데 이제 스테이크 먹은 시점부터 이미 배가 다 차있던 상태라 저 작은 사이즈에 얼마나 안도했던지

 

첫 파인다이닝 디너 코스요리인데 이제 목포의 지역색이 느껴지는 요리들이 너무 좋았다.

보통 노포에서 4인기준으로 나오는 푸짐한 요리들을 부모님과 함께 먹으러 다녔는데

서버가 직접 음식에 대해 설명해주고 물잔 비우면 수시로 채워주는 극진한 서비스를 받고 있자니

갑자기 내가 이제 돈벌어서 이런것도 사먹는 어른이 된 거 같아 기분이 묘했다.

난 아직도 내가 응애같은디...

 

근데 나중에 진짜 또 가고 싶다... 일년에 한번정도는 가도 괜찮지 않을까..?